본문 바로가기
육아/엄마의 보통날

2020년 한 해를 되돌아보며 (부제:또리의 탄생)

by 또리맘님_ 2020. 12. 8.
반응형

 

 

1월에 아기를 낳고, 수술 후 회복도 안된 몸으로 신생아를 밤낮없이 돌보았다. 

첫 아기라 무지해서 젖 주는 것부터 모두 어려웠다. 호르몬이 난리를 쳐서 우울증이 왔다. 

남편은 아기 낳고 며칠 후 전문의 시험이 있었고 그 후에도 펠로우 1년차로 자기 몸 건사하기도 바빴다.   

친정은 대구, 당시 코로나가 가장 심했던 곳. 부모님은 코로나 때문에 아기를 돌봐 주기가 겁이 난다고 했다. 

누구의 도움도 받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남편의 코로나 확진 환자때문에 자가격리 2주를 하며, 아파트가 재개발이 된다고 나가줘야한다고 해서

자가격리 도중에 아기가 생후 50일 때 이사까지 가야 했다. 

몸조리도 안된 상태에서 이사를 치르느라 밑이 빠지는 고통에 3일을 내리 못 걸었다. 

남편은 도우미를 쓰라고 했지만 말이 쉽지, 핏덩어리같은 아기를 남 손에 맡기는게 정말이지 어려웠다. 

그리고 아기가 100일무렵 찾아온 이석증. 천장이 빙글빙글 도는데 우리 아기 우유는 누가주나 덜컥 겁이나서

그 와중에 젖병을 씻고 있으니 일하다가 부랴부랴 찾아온 남편이 화를 내서 서러웠다. 

코로나고 뭐고 누가 제발 나 좀 도와줬음 좋겠다 울고 싶었다. 울었는지 어쨋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다음 달이면 아기가 돌을 맞는다. 살면서 이토록 내가 없었던 적이 있었을까. 

매년 12월이 되면 한 해의 나를 돌아본다. 그런데 올 해는 어떻게 살았는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내가 살아온 삶에서 가장 다이나믹 했다는 것 정도. 신기한건 아기를 보는 매 순간 만큼은 내가 행복하다고 느꼈다.

나는 행복했을까? 힘들었을까?

 

 

나 혼자만 다이나믹했지 아기는 무난히 잘 커주었다. 아기는 어쨋거나 잘 클 것이니 나만 잘 하면 된다.

한 생명의 엄마로써 신고식을 톡톡히 치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어떤 서사가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년 12월에는 엄마인 내가 아닌 나로써의 내 이야기도 조금은 들어가 있었음 좋겠다. 

 

하루하루는 길었지만 훅하고 지나간 것만 같은 2020년, 나에게는 또리의 엄마로 살게 된 첫 해. 

건강하고 씩씩한 또리가 나에게 와 주심에 삼신할머니께 감사하고,

다이나믹했던 일 년을 무사히 끝 마친 내 자신에게 고맙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