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개월 또리 성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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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사업장은 자기 집이다.
익숙하게 색연필과 사인펜을 꺼내서 엄마가 업무를 하는 동안 색칠놀이를 한다.
의연히 기다려줘서 고마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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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손으로 꽃을 선물하는 아이.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고 하다가도 요즘에는 엄마 밉다는 말을 자주 하는 것 같다.
어쩔 때는 사춘기 아이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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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아빠의 생일 케이크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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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지도는 이제 쓱쓱 그리고 일기도를 즐겨 그린다.
날씨에 대한 관심사는 언제부터인지 아직도 불이 꺼질 줄을 모른다.
풍속계 같은 건 그리면서 왜 그림 속에 사랑하는 사람들은 없을까 많이 궁금하지만,
자기 관심사이겠거니.
언제쯤 가족을 주제로 한 그림을 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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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때 블럭을 갖고 놀지 않아 걱정을 했었는데, 제 나이가 되니까 블록놀이를 너무 좋아해서
키즈카페에서 블록만 갖고 놀아 돈이 아까운 날들이 있고,
티니핑만 좋아하고 화장품 장난감을 사달라고 해서 또리 아빠는 또 걱정을 했었는데
요즘엔 로봇으로 또봇 카봇놀이를 즐겨하니 다 제 시기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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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인체, 지구과학분야에 관심이 많다.
인체분야는 과학공룡 전집에서 흥미를 느꼈는지 어쨌는지
WHY 시리즈 인체 책을 몇 번은 읽었다. 초등학생용 책을 보고 있는게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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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놀이 할 때 문득 귀여워 찍어본 얄궃은 발가락.
더울 까봐 샌들은 신겨야 겠고 발가락은 보호해야겠고 해서 고른 나의 고뇌가 담긴 샌들이다.
가을이 다가와서 깨끗이 씻어 말려두었는데, 과연 내 년에도 신을까?
갑자기 훅 커서 의젓하고 어른 같아진 아이.
낮잠부터 열 세시간쯤 내리 자더니 쑥 커서 어느덧 2cm나 자라 105cm가 되었다.
잠이 안오는 밤, 불안한 마음이 들 때 아이의 작고 따뜻한 발을 손에 쥐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는데, 요즘엔 아이의 발을 손에 쥐면 두툼하고 커진 발에 깜짝 놀란다.
작고 귀여웠던 나의 아기.
그립지만 잘 커주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