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 에는...
애교가 많아지다
기쁨과 신남의 감정을 온 몸으로 표현해요.
두 손을 파닥파닥, 도리도리하며 한 바퀴 휘리릭 돌고 나서 물개 박수, 발 구르기.
가령 아빠한테 꽃다발을 선물 받았을 때 정말 좋아했어요. 어찌할 바를 모르더라구요.
눈도 찡긋하는데 저는 이걸 이쁜짓이라고 부르지요.
간지럼 타기 시작하다
주름있는 목이랑 겨드랑이를 깨끗이 씻어야 하는데 깔깔 넘어가서 후딱 씻겨야해요.
이전에는 아무 느낌 없어했는데 18갤 들어 어느날부터 갑자기 탔어요.
부쩍 자라다
아기같은 외모가 점차 사라지고 남자아이같은 느낌이 생겼어요.
문센에서 15갤 조그만 여자아기랑 비교하니 등치 큰 오빠같았어요.
여전히 뭐든 타고 올라가려고 하네요. 두 다리도 두 발도 더 단단하고 포동해졌어요.
기억력이 좋아지다
노래 가사와 숫자의 순서를 기억하고 제가 선창하면 뒷부분을 불러요.
학교종이~ 하면 땡땡땡(떼떼떼)
참새도~하면 짹짹짹(째째째)
별이 빛나는 밤~ 하면 아야야야야~ (마마무노래입니다)
하나, 둘, 하면 셋(쎄)
1 하면 2!
티키타카가 되는 그 재미에 계속 부르게되네요. ㅋㅋㅋ
역할놀이를 시작하다
18갤 들어서 갑자기 냠냠거리면서 장난감 아이스크림을 먹는 척 했어요.
위에 사진은 동물들한테 간식 준다고 먹이는 시늉을 하는 중이에요.
유니세프 웹싸이트에서 18개월 아기 발달 사항을 찾아봤는데 딱 들어맞게 이에 대한 내용이 있어서 신기했어요.
- Pretends to feed her favourite stuffed animals. (동물인형한테 음식 먹이는 시늉 함)
- Likes to play by handing things to people or playing simple pretend. (물건 쥐어주기, 간단한 흉내내기 놀이를 좋아함.)
의사표현이 확실해지다
장난감 가게 데리고 갔더니 맘에 드는거 절대 안내려놓고 이고 지고 다니면서 끝까지 가지고 가더라구요.
꽤 무거웠을텐데 말이에요.
몇 달 전만해도 유모차에 태우고 장난감가게 한바퀴 돌면 멀뚱멀뚱 가만 있더니.. 벌써부터 이러면...
떼와 신경질이 늘다
원하는게 잘 되지 않았을때는 닭똥같은 눈물 뚝뚝 떨어지도록 소리지르고 부들부들해서 저래도 괜찮을까 싶어요.
잘 설명하고 다른데로 관심돌리면 또 금방 다른데 집중해요. 아직은 아가라서 단순한 것 같아요.
육아선배인 제 친구는 아기가 18개월 때가 참 힘들었었다고 하더라구요. '18 18 하는 18개월' 이라는 명언과 함께.
18개월을 겪어보니 왜 그런지 알것 같아요.
떼가~~ 떼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원인 미상의 생떼라는 사실이 가장 힘들게 하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소리를 냅다 지르는데.. 지를 타이밍이 아닌데 지르니 말이에요.
친정엄마한테 19갤엔 119부른다는데 나 어떡하냐고 그러니까
삼십도 똑같다고 ㅋㅋㅋ 죽을때까지 똑같다고. 바로 안 버리고 키워주셔서 감사하다 했어요.
자식이란.. 그런건가봅니다. ㅠ
신생아때는 '이렇게 예쁜 생명체는 없을 것'이라며 매일 커가는게 아까워서
실제로 눈 크으게 뜨고 손짓 하나 안 놓치고 담기 위해서 노력했었는데요.
우와... 아기의 예쁨과 사랑스러움은 날로 갱신되네요.
이 예쁨이 어디서왔을까 생각을 해봤는데, 생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이 아닐까 싶었어요.
어설프지만 자기 생각을 말로 또 단어로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날것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요.
좋으면 손 발을 동동 구르고,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세상을 봐요.
그 까만 눈망울이 예뻐서 아기를 안고 반짝이는 수정체를 보고 있으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져 와요.
두려우면 달려와 안기고, 화가 나면 얼굴을 오만상 찌푸리고 자기 감정을 알아달라고 소리를 치는데 그 모습도 귀여워요.
대단치도 않은 이 엄마가 세상 유일의 사람인 것 처럼 엄마엄마 부르고 찾고 믿고 기대는게 너무 고마워요.
내가 어떤 사람인줄 알고 너는 나를 이렇게 사랑해주니? 그저 낳아준 사실 하나 뿐인데.
낳은거 하나로 이런 사랑을 받는건 너무 과분한 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평생받을 효도는 세살 전까지 다 받는다는 말이 있나봐요. 그렇다면 놓치지말고 마음껏 받아야죠..ㅎㅎ
부모의 사랑이 무조건적이라고 하던데, 저는 그 반대인 것 같단 생각을 해보았어요.
자식이야말로 정말로 부모를 사랑하고 싶어하는 사람 아닐까요? 어떤 자식도 부모를 미워하고 싶지는 않잖아요?
매일 매일 아이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기에.. 만만찮은 육아도 행복했던 또 한달이 지나갔어요.
▼(참고) 유니세프 18개월 아기 성장 발달사항
https://www.unicef.org/parenting/child-development/your-toddlers-developmental-milestones-18-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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