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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달간의 기록

제왕절개 4일차 & 마무리

by 또리맘님_ 2020.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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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리원에서 모유수유전문가가 아침에 방문하여 내 가슴 상태를 봐주셨다. 

아직 젖이 안도는 줄 알았는데 어떻게 만지니까 뿅뿅하고 나와서 놀랐다. 

한쪽은 벌써 단단하게 석회화가 진행되고 있으니 오늘 젖을 물려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연속된 자세잡기 실패로 자신감이 저하되어 있었는데

오늘 다시 한번 도전해보기로 했다. 

 

2. 아침부터 상처 소독을 했고 자궁에 피고임없이 상처도 깨끗이 아물고 있다고 했다. 

 

3. 진통제를 맞은 영향으로 걸음도 한결 수월했다. 

수술 둘째날 한 바퀴 도는데 4분 가까이 되던 길을 1분도 안돼서 다 돌았다.

 

4. 먹고 수유하고 들어와서 누워서 잠깐 자고 밥먹고의 연속이었다. 

 

5. 수유콜은 오는대로 다 받았고 가면 아기가 안먹고 자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땐 깨기를 기다렸다가 3분 뒤든 5분 뒤든 다시 신생아실로 갔다. 

 

6. 우유냄새가 나던 아기한테서 점점 젖냄새가 난다. 

작고 귀여운 원숭이처럼 쌔근 쌔근 숨 쉬는 아기를 구경하러 가는 재미도 있다. 

벌써부터 이 아이랑 사랑에 빠졌다. 

이렇게 빨리 내 마음을 뺏아 가다니.. ㅜㅜ 

 

 

7. 아기 앞에 있으면 내가 작아진 기분이다. 

할줄 아는 것도 없고 아는 것도 없으니 쩔쩔매게 된다. 

편안하게 젖을 먹어주면 내가 잘한 것 같아서 기분좋아 병실로 들어오고

자세가 불편하게 잡히거나 잘 안먹으면 시무룩해져서 들어오게 된다. 

내가 실패한것 같은 기분? 미안함? 뭐 이런 종류의 감정 같다. 

진짜 이해할 수 없는데 그렇다. 

어차피 초유만 먹일 계획이라 어쩌면 다행이다. 

 

 

8. 오지 않을 것 같던 4일차 

마지막이라고 미역국 대신에 삼계탕을 먹었다. 

퇴원교육이라고 이것저것 듣고 하루가 바삐 지나갔다. 

 

 

 

9. 조리원 천국이라는데 나는 이미 병원에서 천국이었다. 

젖몸살이 출산보다 더 아프다고 들어서 

내일은 조리원 들어가자마자 가슴 마사지를 받을 예정이다. 

 

 

10. 임신은 시작이었고 출산 뒤 산 넘어 산이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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