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간호사님이 아침 9시에 오셔서 소변줄을 제거하면서
12시까지 화장실가서 소변보기 숙제를 내주셨다.
다들 제왕 절개 후 첫발을 내 딛을 때의
'장기가 쏟아지는 고통' 을 얘기하는 터라 두려웠다. .
남편이 "아기 보러가지 않을래?" 라고 했다. (꼬셨다)
"갈래!" 1초의 고민도 없었다.
아기 면회시간은 10시다.
그렇게 첫걸음을 뗏다.
2. 침대 아래로 두 다리를 내리는데만 10분이 걸린거 같다. 살살 조금씩.
그리고 남편 목에 팔을 걸고 조금씩 조금씩 몸을 들어올렸다.
헉..
다행이 장기가 쏟아지는 것 같진 않았지만
수술부위가 심하게 당기는 아픔이었다.
그렇게 일어나는데까지 2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3. 간호사님이 내준 숙제를 하러 화장실로 갔다.
소변을 많이 볼수록 자궁수축도 잘되고 회복이 좋다고 했다.
변기에 앉는 것과 일어나는 것...
그게 복근이 필요한 일인줄 몰랐다.
4. 거동을 할 수 있으니 오로는 스스로 처리한다.
양이 많지않아 이틀째부터는 오버나이트 생리대 사용했다.
소변을 보고 생리대를 갈고 하는 시간이 꽤 걸린다.
5. 면회 시간에 우리 아기를 처음으로 자세히 봤다.
혼자 의연하게 누워있는 아기를 보니까 눈물이 빵 터져서
무슨 사연있는 사람마냥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면서 봤다.
하루 사이에 볼살이 많이 빠졌다.
6. 많이 걸어야 회복이 된다고 해서
입원실 복도를 계속 걸었다.
남편이 거북이라고 놀리면서 동영상을 찍었다.
한걸음 한걸음 내 딛는데 배가 넘 아팠다.
세바퀴를 도니까 힘이 들어서 병실로 가서 쉬었다.
침대로 눕는 과정 역시 힘이 든다.
7. 아기 면회는 하루 3번, 30분인데
꼬박꼬박 가서 창 밖으로 아기를 봤다.
계속 봐도 지겹지가 않았다.
다행이 주책스럽게 눈물나는건 한번이었다.
8. 배가 많이 고플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입맛이 싹 사라졌다.
36시간을 굶었는데 그냥 그랬다.
아침에 미음을 먹었고 점심에 죽을 먹었고 저녁에 밥을 먹었다.
9. 미용실 의자가 있는 샴푸실이 있어서 남편이 머리를 감겨주는 호사를 누렸다.
10. 하루가 길었지만 다음 날은 더 빨리 회복되리라는 기대로 잠들었다.
첫걸음 떼기가 힘들었지 다니다보니 다닐만했다.
복도에서 열심히 걷기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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