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아주 어렸을 때는 책을 고르는데 있어 선택권이 적었지만,
돌을 지나니 인지능력이 향상되어 다양한 책을 사 줄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고 많은 책을 살피다보니 자연스럽게 좋은 책을 보는 저만의 기준이 생기더라구요.
1. 그림체
호기심과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서정적인 그림, 쨍한 색감의 그림, 주인공 위주의 그림, 다양한 캐릭터가 한 페이지에 나오는 그림 등
많은 그림체가 있는데 저는 이왕이면 예술성있고 창의적인 그림 선호해요.
예를 들어 에릭칼은 얇은 종이에 색을 입히고 일일이 붙여 캐릭터를 만들기에 어디서도 볼 수없는 독창성이 있어요.
같은 값이면 좋은 그림으로 예술적인 심미안을 가졌으면하는 바람이구요.
(에릭칼이 동화책을 만드는 과정이에요. 잼나요^^ 한번 보세요 youtu.be/zqqtq1UaTiE)
또 잔잔하고 위트있는 그림들이 있어요.
아기는 내용보다는 작은 요소들에 웃고 재미를 느낀다고 하니 말 할 거리가 풍부한 그림들이 있는 책들이 좋아요.
예를 들어 <아기곰아, 다 입었니?>라는 책이 있는데 곰이 옷입기를 기다리는 내용이에요.
오리와 강아지, 캥거루가 차례대로 창문에 붙어서 곰을 부르는데,
곰이 옷을 입고 나오자 친구들이 멋지다~하거든요.
그런데 작은 오리는 어떻게 높이 있는 창문에서 곰을 불렀을까요? 궁금하지 않으세요?
아하~~ 키가 큰 캥거루가 키 작은 오리 친구를 머리 위로 올려주었네요.
책에서 따로 설명하고 있지 않아도 숨은 그림 찾기마냥 아이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그림,
그런 그림들이 저는 참 좋아요.
2. 내구성
모서리가 뾰족해서 아이가 다치진 않는지, 종이가 얇고 날카로워 손을 벨 염려가 없는지,
조작북인데 얇은 종잇장이라 쉽게 찢어지진 않는지,
아기에게 무해하게 콩기름으로 만들어진 잉크를 썼는지,
빛에 반사되어 눈이 부신 유광지인지 아니면 무광지로 만들어졌는지.
사실 이렇게까지 따지진 않아도 좋은게 좋다고 생각해요.
가령 저희 집에 블땡래빗에서 나온 팝업북이 있는데 팝업북치고 얇아서 힘이 정말 없어요.
구강기 아기인지라 찢고 물고 빨고 한다고 책이 몇번 뜯겨진 이후로는 숨겨놓고 보여주지 않고 있어요.
영아들이 보는 책을 이렇게 약하게 만들어 두면 어쩌겠다는 건지..
차라리 처음부터 책이 좀 튼튼하게 만들어졌다면 좋을 것을 말이에요.
3. 스토리
아무리 짧은 이야기도 기승전결이 있는게 좋은 책이라고 생각돼요.
반대로 맥락없이 뚝 끊기는 책, 결말이 매끄럽지 못한 책은 아웃이고요.
기왕이면 대사 한 마디에도 따듯함이 묻어 나오는 책을 골라요.
책이 세상을 보는 눈을, 은연중에 아이는 받아들인다고 생각해요.
친구를 향한 응원, 엄마아빠에 대한 사랑,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용기, 협동정신 같은거요.
4. 업데이트 된 책
시대가 바뀌면서 주제와 내용도 개정이 되어야 하는데 그대로인 책들이 많더라구요.
예를 들면 아빠가 신문을 보는 모습이 정말 많이 나와요.
책 속의 주인공은 그런 아빠에게서 외로움과 소외감을 느껴요.
그런데 저희 남편만 해도 누워서 뒹굴거리며 웹툰 보는데요.
배 긁으며 게임하고 인터넷 뉴스 읽는 아빠가 더 많지 않을까요?
신문보는 엄마 그림은 어디에도 없다는게 더 이상해요.
그리고 전화기로 전화를 받는 그림같은 것도 요즘 아이들은 잘 모르지 않을까 생각해요.
얼마전에 보고 살짝이 충격받은 책이 있는데, 제목은 <유튜브 스타 금은동>이고 초등 고학년용 책이에요.
크리에이터가 되는 길, 악플의 대처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요.
이렇게 발빠르게 문화적,기술적 변화와 소비자 니즈를 살펴보고 만족시키는 출판사의 책이 좋아요.
5. 엄마가 재미있는 책
책만 많이 산다고 해서 책육아는 아니라고 믿어요. 아이와 상호작용하는 것이 진짜 책육아지요.
엄마가 재밌게 읽어주면 아이도 덩달아 재밌어 지고, 엄마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손이 잘 가지 않으니
엄마가 읽어주기 좋은 책, 엄마가 읽어 즐거울 수 있는 책이 우선 인 것 같아요.
아이는 엄마의 눈과 달라서 위의 요소들을 충족하지 않는 책들을 좋아할 수는 있지만
어른의 기준에서 한번 솎아 선택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전집을 사면 먼저 읽어보고, 아이가 읽지 않았으면 하는 책을 따로 보관해두고 있어요.
얼마 전에 전집 3질을 들이고 나서 이런 저런 생각이나서 작성해봤어요.
그럼 책육하 하시는 엄마아빠 모두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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