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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엄마표 영어

집에서도 영유의 효과를 낼 수 있을까?

by 또리맘님_ 2022.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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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서 <영유의 아웃풋을 집에서 내는 방법> 이라는 엄마표 영어에 대한 게시글을 보았는데요,
내용인 즉 영유의 커리큘럼을 9시부터 1시까지 그대로 따라 가르치면 된다네요.

수학은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언어는 특성상 좀 달라요.



일단, '잠재적 교육과정' 이라는게 있어요.
교육 기관에서 공식적으로 가르치지 않지만 학생이 은연중에 습득하게 되는 문화적, 사회적 배움을 일컫습니다.

아이들이 교육기관에서 습득하는 것이 지식만 있는 건 아니에요.
선생님을 존중하는 자세, 친구와의 유대관계, 배려, 또래 문화 등 많은 다른 요소들이 있죠.

영어를 배우는 것은 언어를 배움과 동시에 언어요소에 녹아있는 문화적 배경까지 습득하게 되는 것인데
영어라는 목표에만 몰두하게 되면 다른 점은 고려하지 못하는 근시안적 사고로 언어교육에 접근하게 돼요.


또한 언어를 배우는 과정도 다양하지요.
놀이나 게임을 통해서, 문제제시와 해결을 통해서, 팀워크를 통해서, 체험을 통해서, 예술 창작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영어를 듣고 사용하며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도 있거든요.

글쓴 분의 주장이 잘못된 것은 어떻게 배우느냐를 간과하고 무엇을 가르치냐에 초점을 둔 것이라고 생각해요.


영어교육의 기조도 세월이 바뀌며 많은 변화를 맞았어요.
공교육도 마찬가지예요. 예나 지금이나 교과서를 가르치는 건 같지만, 콘텐츠를 어떻게 가르치느냐가 바뀐 거죠.

제가 공교육 현장에 있었을 때는 의사소통이론 교수법 중 하나인 직쏘 모형을 사용해서 가르쳤습니다.
각자에게 역할을 주고 자신의 역할에 맞게 조활동을 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에요.

가령 다섯 문단의 지문이 있다면 한 문단씩 조에게 제시하고
Leader (총 책임자), Presenter (발표자), Supporter (단어를 찾아주는 역할), Writer (토의 한 내용 정리하는 역할) 등으로 구성해서 각자가 가진 지식을 합쳐서 구문을 해석하고 발표를 해요.
역할은 제비뽑기로. 아이들이 얼마나 재밌어하는지 몰라요.

Task Based Learning (TBL, 과업중심 언어 학습)도 의사소통이론 교수법 중 하나에요.
실제 과업을 수행함으로써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목표로 하는 방식이에요.

예를 들면 짝꿍이랑 서로 다른 지도를 가지고 있지만 지도를 보여주지 않고
말로 설명을 하여 어떤 다른 점이 있는지 찾는 활동을 할 수 있어요. Information gap이라고 불리는 과업중심 언어학습 활동이에요.

수업 목표가 언어의 4 skills 중에 말하기라면 이 활동에 필요한 기본적인 표현을 미리 가르쳐주고
단어를 대입하여 짝에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표현을 익히고 적용하는 경험을 하는거에요.
이 과정에서 언어의 유창성, 자신감 등은 부수적으로 따라오게 됩니다.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건 영유도 영유 나름이지만,
어떤 컨텐츠를 배우는지 보다 중요한 건 왜, 어떻게 그 컨텐츠를 배우는가 임을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어요.

단순히 영유다니는 아이들의 언어적 스킬을 따라잡고 싶다하시면 집에서 영유 시간표대로 가르칠게 아니라
다른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게 좋을 것 같아요. 그 나이대 습득할게 단순히 영어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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