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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엄마의 보통날

30대 아기엄마 처음으로 복부 MRI 받아 본 후기

by 또리맘님_ 2021.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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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시간 등의 요약은 맨 아래에 있어요.*


건강검진에서 췌장 쪽에 뭐가 있다고 주기적 초음파 관찰을 하라고 함.
내과 의사인 남편이 CT 찍어볼까? 하다가 그냥 확실하게 MRI를 찍으라고 함. (맨 뒤에 얘기하겠지만 CT먼저 찍는 것을 추천드림)
철두철미한 성격땜에 그런 걸 알기에 받아봤자 어차피 별 거 안 나올 거라 생각하고 감.
8시간 동안 밥을 먹지 말라그래서 물 한 모금 안 먹고 감.
안내해주시는 분이 금액은 60~80 나올 거고 보험 처리되는지는 의사샘이 알려주신다고 함.
가격을 알았다면 안 했을 것임. 남편한테 한 소리 하니까 90은 나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싼 거라고 함.
이 돈이면 아기 전집이 두 질인데 하는 아까운 생각이 듦.

옷을 갈아입고, 조영제를 넣을 주사를 혈관에 꽂고 MRI실로 들어감. 기사님이 호흡법을 알려주심.
호흡법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들이쉬고 내 쉬다가 숨 멈추세요 하면 멈추는 거, 두 번째는 일반적으로 호흡하는 거.
내 경우에는 일반 호흡이 더 어려웠음. 원래 쉬는 대로 쉬는 건데 느리다고 자꾸 빨리 쉬라고 함.
느리게 쉬면 영상이 늘어져서 나온다고 함.
조금 오래 걸려요 해서 한 10분 걸리나요? 하니까 한 시간이요. 해서 두 번째로 남편한테 화남.
이렇게 오래 걸리는 줄 알았으면 안 했을 것임.

MRI 기계에 지멘스라고 적혀있어서 5년 된 울 집 인덕션이 지멘스꺼라는게 생각남.
구매할 당시에 의료기기 만드는 회사인데 인덕션쯤은 껌으로 잘 만들겠지 하고 샀던 게 생각이 남. 현재까지 잘 쓰고 있음.
헤드폰을 끼우고 둥근 기계 속으로 들어갔는데 처음에 답답하고 무서웠음.
폐쇄공포증이랑 공황장애 있는 분들은 웬만하면 MRI 찍을 일이 없으셨으면 좋겠음.
차라리 안볼란다하고 눈 감고 있는 걸 추천드림.
기사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데 헤드폰 음질이 안 좋은 건지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어서 더 무서움.
눈 뜨면 흰색밖에 안 보이고 꼼짝없이 만세 하고 움직이고 있어야 해서 입관 체험하는 기분임.
잘 안 들려요. 기사님? 기사님? 해도 안 들리는 건지 무시하는 건지 아무도 리액션을 안 함. 세상에 혼자 있는 느낌이었음.
누가 옆에서 괜찮아요, 혼자가 아니에요 해주었으면 좋겠음. CT를 찍을 걸 괜한 고생을...

조용하면 좀 괜찮은데, 난해하고 일정하지 않은 기계음이 한 시간 내내 헤드폰에서 남.
삐삐삐 삐삐 삐삐ㅃ삐ㅣ 삐~~~~ 삐. 삐. 삐. 삐. 이런 식임.
그 와중에 정신 바짝 차리고 호흡에 집중을 해야 함. 시키는 대로 안 하면 검사는 망하는 거임.
중간에 잠시 놓쳐서 기사님이 숨을 쉬라고 했는지 뱉으라고 했는지 편하게 쉬라고 했는지 기억이 안 나서
일단은 참아 봄.

검사 중간에 조영제를 투입하는데 이게 들어갈 때 기분이 좀 그럼. 메슥거리고 답답하고 뭔가 형용할 수 없음.
관 안에 들어가 있는 것도 답답한데 느낌까지 이상하니 기분이 구림. 그래도 조영제 들어갈 때만 그러니 괜찮음.
계속 숨 쉬세요 내쉬세요 숨 참으세요.. 편하게 쉬세요.
지금 느리게 쉬고 계시거든요. 아니 의식을 하지 말고 쉬시라고요.
저 따라서 숨 쉬세요. 숨 쉬고~ 내쉬고~ 숨 쉬고~ 내쉬고~ (아니 다른 사람들은 숨을 이렇게 가쁘게 쉬고 산단 말인가)
이걸 한 시간 동안 반복했음.
차라리 메트로놈을 틀어주시지. 편하게 숨 쉬는 게 정말 어려웠음. 편하게 쉬면 느리다고 하고..
잘 들어보면 기계가 작동하는 소리가 들림.
그 소리가 일정해서 거기에 맞춰서 머릿속에 산을 그리며 올라갔다 내려갔다 숨 쉬었다 뱉었다 했음.
머릿속에 울 아기 얼굴도 떠오름.. 별 생각이 떠오르지만 집중해야 해서 곧바로 숨쉬기에 다시 집중.

이렇게 짧은 듯 긴 듯한 한 시간이 끝나고 바늘을 뺀 후 10분 있다가 의사 선생님의 소견을 들음.
10분은 내 생각에 조영제 부작용 같은 거 때문이 아닐까 싶음.
의사 선생님이 CT를 찍고 MRI를 찍었다면 보험 적용이 될 텐데 내 경우는 아니라서 아쉽게도 생돈을 내야 한다고 하심.
(생돈이란 표현은 안 쓰셨음.)
그래서 CT-MRI 순으로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복부는 다행히 이상이 없었음. 췌장염, 췌장암 같은 건 나이 든 사람들 질환이라고 함.
그런데 문제는 복부가 아니라 폐에 물이 차있다고 함. 큰 병 앓은 적 있느냐고 하심. 전혀 없음. 난 평생을 평범하게 살고 있는 사람임.
원인은 심장이나 대사질환일 수도 있고 암튼 많다고 이건 정말 문제라서 병원 가서 세부검사받아보라고 하심.
저.. 괜찮은 거겠죠?

요약


8시간 동안 금식해야 함.
조영제 들어갈 때 기분 별로.
CT먼저 찍고 MRI를 찍어야 보험 적용을 받음.
검사 시간은 한 시간 (복부의 경우)
금액 비급여로 70만 원가량 나옴.


교훈: 후비루 있으면 미리미리 치료받자. 숨 들이쉬고 내쉬고 멈추고 하는데 코가 뒤로 넘어가서 어려웠다.
글 다 쓰고 이비인후과 갈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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