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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책과 놀이

28개월 아기 독서성장기록

by 또리맘님_ 2022.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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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글 2022.06.22 - [육아/개월별 성장일기] - 28개월 성장 발달 사항 (문제행동과 엄마의 해결책)



 

아기 28개월은 참말로 이상한 개월 수였어요.

 


떼가 엄청났고,
잘 먹던 밥도 거부하고, 편식을 시작했고
책도 평소보다는 많이 안 봤던 때 같아요. 이제 책을 멀리할 시기인가? 하고 의문스러웠던 기억이 나요.

사진은 식탁에 발고락을 올리고 있길래 "이거 누구 발가락이야~ 발 내려!" 했더니
아예 보란듯이 발을 척하고 올려버린 청개구리 28갤 또리 사진입니다.
청개구리라는 표현이 딱 맞았어요. 그래서 엄마 죽고 꺼이꺼이 비 오는 날이면 우는 청개구리 이야기도 종종 해주었지요.


아이들 바람개비 좋아하잖아요. 저희 또리도 바람개비 참 좋아하는데요,
베이비 올 수과학에 <바람아 어서 와>라는 책 한 권 끼고 마트에 갔는데, 다이소에서 바람개비 비눗방울을 딱 발견했지 모예요?
가격도 2000원이었나? 되게 저렴했는데 아기가 여느 장난감보다 좋아해 주었어요.
손에서 놓질 않아서 비눗방울로 쓸 새도 없었던...


호캉스 갔는데.. 정말 많이 자랐다 싶었던 게, 예전엔 놀러 가면 그냥 놀면 노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그랬거든요?
이번엔 자기가 원하는 책을 계속 찾았는데 없으니 우리 집 가자고 하더라고요.
미안해.. 2박 3일이야...

그리고 집에 오니 자기 책이 많아서 좋은지 자자고 불을 꺼도 초집중을 하며 주경야독을 했네요.



원래 같으면 피티 수업받으며 땀 흘리고 있어야 할 시간. 아기 등원시키고 잠깐 잔다는 게
눈 떠보니 수업 시작 시간이었어요. 이런 일은 첨이라 다행히 강사님이 이해해 주셨는데 많이 피곤하긴 했나 봐요.

대신에 한동안 마음만 먹고 있던 아기방을 정돈하고 나니 상쾌했어요.
안 보는 책 치우고, 새 책 넣고.. 요런 책장 정리는 엄마만 할 수 있는 일이죠?

지금은 이 깨끗함 없습니다.

 


- 아빠 오디 갔지?
3개월의 한량스러운 백수기간을 끝내고 출근한 아빠의 빈자리를 보며 또리가 한 말이에요.

- 아빠 돈 벌러 가셨어.
- 또리도 돈 벌러 갈래.
- 또리는 뭐해서 돈 벌 거야?
- 또리도 돈 벌 거야(?)
- 돈을 벌려면 기술이 있어야 돼. 학교에 가서 열심히 공부하면 또리도 돈 벌러 갈 수 있어. 그전까지는 엄마 아빠랑 많이 놀자!


부모와의 상호작용은 아이들의 언어발달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해요. 성인의 배경지식이 아이들보다 훨씬 많기에
그림책을 읽을 때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배경지식을 그대로, 쉽게 전달해주려고 하고 있어요.

또 물건을 사려면 계산을 해야 하고, 계산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고, 아빠가 또리 맛난 거 사주시러 돈 벌러 가셨고.
등의 이야기를 해주면서 미약하게나마 자연스레 경제관념을 조금씩 알려주고 있네요.


발도르프 교구도 수시로 꺼내서 잘 가지고 놀았는데요, 아직 뭘 주도적으로 만들진 못해요.
그런데 상상력이 쬐끔 생겼구나 싶었던 게
노란 이불 덮어줘, 파란 이불 덮어줘 하더라고요. 교구가 이불이 되는 거였어요.
그래서 덮어주고 토닥토닥해주는데 이 별거 아닌 놀이가 그렇게 재미난지 거의 매일 해달라고 했어요.


28갤엔 뽀로로에 심취하기 시작했어요.
어린이집에서 뽀로로 백과사전이 있는데 그걸 잘 본다고, 이름까지 선생님한테 배워와서는 집에서도 계속 뽀로로 타령~
그래서 일산 뽀로로 키즈카페에 갔답니다. 아이는 뭐.. 엄청 좋아했죠.
입장료만 4만 5천 원, 커피랑 밥, 아기 음료랑 간식시키니 두 시간에 10만 원 가까이 쓰고 왔어요. 후덜덜...


요즘엔 유아동 대상의 북 큐레이션 사업이 활발한 것 같아요.
10년 전 대학원 수업 때 처음 들었던 visual literacy라는 용어도 더불어 흔히 쓰이고요.
단순한 북 큐레이션뿐만 아니라 미술, 글쓰기 등의 창작활동과 연계하는 학원도 여기저기에서 보여요.


이곳은 경기도 의왕의 타임 빌라스 내에 있는 동심 서당이라는 곳인데요, 서울에도 몇 군데 있더라고요.

동심 서당은 동심 출판사랑 연관이 있는 곳인가요? 그건 잘 모르겠지만
아이들에게 필요한 책을 큐레이션 해주는 곳이라고 해요. 부모님들도 목록을 참고해서 아이들에게 선물하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용돈 받으면 기껏해야 동네 서점 가서 월간 <챔프>랑 <나나> 사고 3000원짜리 짭 가요 테이프 샀던 저는 그저 요즘 아이들이 부럽네요.
고민이 많았던 사춘기 초입에서 홀로 방황해야 했던 어린 시절의 나.
지금처럼 누군가가 북 큐레이션을 해 준다면 책을 통해 조금은 위로를 받을 수 있었을까라는 의미 없는 생각을 해봐요.
그땐 지금처럼 재밌고 좋은 그림책을 접할 기회도 많이 없었던 것 같아요. 기껏해야 디즈니 명작이나 한국 전래였죠 뭐.
그래서 저는 그림책이 좋은가 봐요.


잘 자라는 여름의 초록이들처럼, 28개월 또리도 무럭무럭 자라는 중이겠지요?
하루하루가 다르고, 늘 예쁜 짓만 하는 건 아니지만...
큰 틀 안에서 앞으로 가고, 뒤로 가고를 반복하며 열심히 성장 중임을 알기에 역시나 고맙고 기특한 한 달이었어요.
그래서 또 다음 29개월의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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