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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달간의 기록

제왕절개와 자연분만의 장단점과 다시 돌아간다면

by 또리맘님_ 2022.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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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분만



1. 수술보다 안전해요. 수술의 경우 마취로부터의 부작용, 감염, 흉터, 더딘 회복 속도의 단점이 있어요.

2. 아이에게도 좋아요. 출산시 아기가 산도를 통해 나갈 때 박테리아에 노출이 되게 되는데 이 과정이 아이의 면역력에 도움을 준다고 해요.

3. 출산시 사망률이 제왕절개보다 조금 낮아요. 미국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제왕절개 시 사망률이 10만 명 중 2.2명이라고 하면 자연분만은 0.2명으로 나타났어요.

그런데 미국은 수술을 잘 권하지도 않고 (동양인보다 출산하기 쉬운 서양인의 신체적 구조) 산모들도 잘 하지도 않으니 (비용 문제) 제왕절개를 한다고 하면 일단 아이가 거꾸로 있다거나 하는 위험한 문제가 기본적으로 있었을 확률이 높단 말이죠. 애초부터 시작점이 맞지 않는 연구결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4. 아기가 산도를 나가며 산소가 결핍 될 경우, 태변을 먹을 경우에 대한 리스크가 커요.

산소결핍은 뇌 손상으로 이어져 신체적, 인지적 측면에서 결함을 가져와요.
특히 엄마가 과체중이나 비만일 경우 출산시 산소 결핍 호흡장애를 앓을 위험이 높다는 연구가 있어요.
출생 과정에서 아기가 태변을 흡입할 수 있는데 이 또한 뇌손상과 연관이 있어요.

5. 태아의 머리나 어깨가 골반을 빠져나오지 못하면 저산소증에 빠져 뇌손상이 오기에 위험해요.


제왕절개


1. 출산 시 산고를 겪지 않아도 돼요.

2. 아기가 산모의 골반에 비해 머리가 크다거나, 잘못 위치하고 있다거나, 탯줄을 감고 있다거나 하는 상황에서
산모와 아이 둘에게 모두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어요.

산도나 골반이 작거나 기형인 경우, 복근수축이나 밀어내는 힘이 부족한 경우, 전치태반 (태반이 자궁입구 가까이에 있음), 태반 조기 박리 (출산 전 태반이 자궁벽에서 떨어짐), 조기 파수 (자궁수축이 없는데 양수가 터지는 경우)와 같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제왕절개는 선택이 아닌 필수예요.

3. 언제 아기를 만날지 선택할 수 있어 스케쥴을 예상하고 계획할 수 있어요.

4. 출산에 걸리는 시간이 짧아요. 수술 들어가고 30분 후 아기를 볼 수 있어요.

5. 아기를 분만 할 때 뼈가 벌어지는데 수술할 때는 그런 변화가 크지 않아요.

6. 요실금 및 성기능 장애에 리스크가 적어요.

7. 제왕절개의 경우에 산후우울증을 겪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연구가 있어요.

8. 장기가 유착될 확률이 높아요.


 




나의 출산

 
또리를 제왕절개로 출산한지 만 2년이 지났어요.
흔히 출산의 고통은 가장 큰 고통 중 하나라고 꼽잖아요?
차가 배를 깔고 지나가는 기분이라는 말도 들었고, 또 혹자는 온몸의 뼈가 분리되는 기분이라고 합니다.
둘 다 틀린 말은 아닌게 뼈가 벌어지며 아이가 나오니까.. 그 고통이 얼마나 클까 싶은데요.

저는 처음부터 제왕절개를 생각했고, 또 제왕절개로써 최대한 아이를 오래 가지고 있을 수 있던 시기인 39주 3일에 또리를 건강히 분만했어요. 다행히 자궁수축 그래프에 변화가 있었을 때 수술을 했기에 뱃속의 아기에게도 조금 덜 갑작스러운 세상 맞이가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해봐요.


제가 제왕절개를 고집한 이유는,

1. 일단 한번 골반 뼈가 벌어지면 나이들어 고생할 것 같단 이유가 가장 컸어요.

자연분만은 고통이 크지만 빨리 회복이 된다고 하고요, 제왕절개는 출산의 고통이 없는 대신 그 고통이 할부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어요.
아기 낳고 수술 후 회복되는 시간이 길다는 소리겠지요.

저는 회복의 시간보다는 조금이라도 덜 신체에 부담이 되는 방향으로, 나이 들었을 때 어떤 게 내 몸에 나을까를 우선으로 생각했고,
관절과 뼈건강을 생각해서 제왕절개를 선택했어요. 예쁘게 잘라 아기만 꺼내고 다시 예쁘게 꼬매 주셨습니다.

2. 자연분만에 종종 따라오는 요실금이나 회음부열상, 치아나 잇몸질환 등의 질병도 걱정이 되었어요.

출산 전에 제왕절개와 자연분만에 대한 무수한 후기글을 읽으며 자연분만에 뒤따르는 자연적 현상들로
고민하는 엄마들의 글을 많이 봤거든요. 이걸 겪는다고 생각하니 자신이 없어지더라고요.

3. 현대의학이 있는데 왜 아이를 낳는 고통을 느껴야 하나? 하는 생각도 있었어요.
아직 그 고통을 느껴보지 않아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요.

4. 주변의 많은 동지들이 말하길, 최악의 경우는 고통은 고통대로 다 느끼고도 제왕절개 할 때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런 경우가 많다더군요. 어차피 그럴 바에 고생 말고 한방에 가자는 생각도 있었어요.


수술 시 통증

하반신 마취로 진행했으며 의사 선생님 한 분, 마취 선생님 한 분, 간호사 두 세분이 계셨던 걸로 기억해요.

자르고 꺼내는 과정은 모두 느껴지는데 고통은 없고요, 그래도 그 상황은 무서워요.
정신은 말짱한데 사지는 묶여있고, 누가 내 배를 자르는 과정이 눈앞에 보인다면..? (물론 천으로 가리긴 합니다만)
이미 수술대에 오른 몸, 신경 안 쓰려고 눈을 감고 두 주먹 꼭 쥐고 있었어요. 이 때는 무서워서 좀 떨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러다 보면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고 드디어 뱃속에 있던 아기를 만날 수 있어요.


수술 후 회복

제왕절개 후 회복은 빨랐어요. 자궁이 쏟아지는 느낌이라는 첫걸음도 뭐 그럭저럭 견딜만했고요.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수술 자국은 아직 남아있지만 가장자리부터 흐려지며 점점 눈에 보이지 않네요.
수술자국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느낀 게 임신 때문에 늘어진 배와 튼살자국이 먼저 눈에 보이고 수술 자국은 신경도 안 쓰여요.

단점은 임신 출산을 겪은 몸을 회복하기 위한 운동을 빨리 시작할 수 없었어요.
아무래도 수술을 했으니 복직근 이개 운동이나 요가 같은걸 맘 놓고 할 수 없었고요,
이 시기가 길어지니 근손실에도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어요.



 

다시 돌아간다면?

그래도 시간은 흐르고, 몸은 어찌 저찌 회복이 되어 운동을 할 수 있는 몸이 됩니다.
저만 생각하면, 산모만 생각하면 저는 제왕절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친정 엄마도 저랑 남동생을 건강히 제왕절개로 낳으셨고, 저희 둘 다 멀쩡히 잘 살고 있기에
제왕절개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도 않았고 막연히 나도 제왕절개로 낳아야겠단 생각도 했었던 것 같아요.

정작 제가 자연분만을 할 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들 때는 아이를 생각할 때 에요.
출산만 무사히 하면 끝인 줄 알았는데, 아이와 관련된 검사를 할 때면
꼭 물어보는 사항이 제왕절개냐/자연분만이냐, 몇 주 며칠로 낳았냐 더라고요.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은 저는 아이가 부족한 점이 보이면 제왕절개로 낳아서 그런가 싶어져요.
제왕 날짜는 보통 37주부터로 정하는데, 만약 이르게 낳았다면 또 이르게 낳아서 그런건가하고 제 죄책감은 더 커졌을 것 같아요.

저는 제 선택에 대한 후회를 하지 않는 성격입니다만 그건 내가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을 때의 이야기고
출산은 다른 생명에게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순리대로 할걸 그랬나 하는 후회는 가끔 들어요.
그럼 적어도 아이에게 어떤 일이 있어도 제 선택 때문에 일어난 잘못은 아니게 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제왕절개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3.2kg로 나올 거라던 아기가 꺼내보니 3.92kg로 나와서 의사 선생님 말씀이 제왕절개 하길 잘했다, 어차피 했어야 할 거다 하시더군요.
그걸 알면서도 자연분만할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드니 엄마 맘이란 그런가 봐요.

결론은,

어떤 방식이든 출산은 참 큰 일이고 여자 몸에도 엄청난 부담이 되는 것 같아요.
아무쪼록 건강 잘 챙기시고, 순산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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