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청담에 위치한<정식당>에 방문했어요.
출산과 육아를 겪고 나니 제가 애정하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들이 많이 사라져 있어 아쉬웠어요.
아마도 코로나 때문인 것 같아요.
그래서 아직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정식당이 매우 반가웠어요.
미슐렝 투스타 레스토랑 ⭐︎⭐︎
대중교통압구정 로데오역 4번 출구
발렛비5천 원
하이체어, 유아식기류 제공
캐치테이블에서 온라인(앱) 예약만 가능
* 예약 URLhttps://app.catchtable.co.kr/ct/shop/jungsik
조용한 레스토랑에서 미식을 감상하는 것.
아이를 키우며 가장 하고 싶었던 것 중 하나이지만, 또한 가장 어려운 일 중에 하나였어요.
아이가 울면? 보채면?
파인다이닝이고 뭐고 먹을게 입으로 넘어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아실 거예요.
그래서 세 돌이 막 지나고, 어느 정도 자리도 잘 지키고 앉아 있고,
사람이 많을 때는 소리를 크게 내면 안된다는 것도 인지하는 이 때에 예약을 했어요.
어뮤즈 부쉬는 반찬으로
룸 예약은 힘들었어요.
룸이 몇 개 안 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한 달 전에 예약 오픈이 되는데 (1일 예약이면 그전 달 1일에 예약 열림) 수강신청 하는 기분이었어요.
순식 간에 예약이 마감되어서 계획한 날이 아닌 다른 날 예약을 해야 했어요.
룸이 아니라면 취소 자리가 있어서 이 정도로 예약이 어렵진 않다고 해요.
캐비어와 함께
메인은 역시 한우
디너는 코스가 시그니처 하나뿐이라 고르고 어쩌고 할 선택권이 없어요.
가격은 인당 25만 원으로 메인을 소고기를 고르니 3만 원이 더 추가가 되었어요.
투뿔 한우가 입 안에서 그냥 녹아 없어져버렸어요.
지중해 농어
음식 사진 잘 찍는 법을 알려주었더니 신나서 사진을 찍어 준 또리 아빠.
보통 때는 음식 사진을 안 찍는데 천천히 먹을 수 있어서 사진 찍을 여유도 다 생기더라고요.
또리는 이때까지만 해도 늦게까지 낮잠을 자고 있었어요.
아이까지 도와준 오붓한 저녁...!
전복
전복요리가 하나도 안 질기고 고소했어요. 어떻게 요리한 걸까? 궁금해요.
조개관자로 비슷하게 만들 수는 있을 것 같은데.. 찌고 나서 다시 한번 더 굽는 방식인 것 같았어요.
소스는 못 따라 하겠어요. 요리 알못은 뭔지 그냥 신기할 뿐.
요런 이야기를 이어가며 식사를 합니다.
참치+김밥= 참치김밥
정식당에 가면 꼭 먹어야 한다는 김밥이 메뉴에 들어와 있어요.
메뉴판을 보니 참치 김밥이라고 되어 있어서 참치회 나오는 거 아냐? 했는데 진짜 참치가 같이 나왔어요.
김밥 위에 참치 한 점 올리고 먹으면 그것이 진짜 참치 김밥입니다. 비리지 않고 꼬수워요.
땅콩하르방
정식당의 마스코트 같은 땅콩 하르방이 디저트로 나왔어요. ❤️
퓨전 한식 레스토랑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질감은 꾸떡꾸덕해서 캐러멜 같기도 하고 많이 달고 텁텁해요.
유자 소르베
뉴욕-서울
그냥 김밥 아니고 <맛있는 김밥>이 메뉴 이름이에요
그래서 또리는 뭐 시켜줬냐면요,
맛있는 김밥 두 줄 시켜줬어요. 단품메뉴가 있긴 한데 가격이 이래서..
네이버에서 캡처
처음에는 길쭉한 비주얼이 낯설은지 안 먹으려고 하다가 한번 맛보더니 한 줄 반이나 뚝딱 먹었어요.
모든 아이들이 좋아할 메뉴. 무조건 성공할 메뉴라고 생각했어요.
고소한 김자반에 말린 김밥을 안 좋아하는 사람이 어딨겠냐며~
아쉬웠던 점은 시작부터 끝까지 전부 간이 셌어요. 제가 갔을 때만 그런 걸 수도 있어요.
특히나 아이 있으신 분들은 간 약하게 해달라고 말씀하세요.
파인다이닝의 진정함은 재료 본연의 맛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족했던 이유는,
친절하신 직원분들
프라이빗하고 조용하며 널찍한 룸
빠짐없는 메뉴 구색
다양한 재료들과 재미있는 조화, 메뉴 간의 밸런스.
+ 키즈 프랜들리함
이 모든 게 커버를 해주었기 때문이에요.
웃겼던건 집에 가는 길에 아이가 또 오자고 하더라구요ㅎㅎ 아이도 특별한 음식은 아나봐요.
오랜만에 눈이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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