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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육아팁공유

고민, 노력, 계기, 연습까지 남자 아이 배변훈련 과정

by 또리맘님_ 2023.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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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아이인 또리는 36개월에 배변교육에 성공했어요. 그간 하다 말다 하다 말다 했지요. 
양육자가 필요성을 느끼고 끈기 있게 진행하면 반드시 성공하는 것이 배변훈련인 것 같아요.
 

시작과 끝의 기간 동안에 제가 고민하고 느낀 점들을 공유하려 합니다.

남아의 배변훈련을 앞두신 분들께 이런 과정이 있구나 파악하실 수 있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Part 1. 고민 


 
배변 훈련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내게는 평생에 생각해 본 적 없던 선택지들이 있었다. 
 

- 앉아서 누일 것이냐, 서서 누일 것이냐? 
- 드로즈를 입힐 것이냐, 삼각팬티를 입힐 것이냐?
 
  
어린이집 원장님의 조언과 함께 맘카페의 도움을 얻어, 
요즘에는 앉아서 누이는 것이 대세인 것 같아서 앉혀서 누이기로 했다. 
 
* 엄마 입장에선 청소가 편하고, 가정에 유아 소변기가 필요없으며

외부에서 상황에 맞게 아이가 선택할 수 있다는 또한 장점이네요 .



드로즈냐 삼각팬티냐, 아이의 편안함이 나의 선택에 의해 좌우된다고 생각하니 부담스러웠다. 
잘 모르겠어서 두 타입 모두 사서 입혀보았다.

입혀보니 삼각보다 드로즈가 안정적이고 편안해 보였다. 
삼각은 가랑이가 끼어서 어딘가 불편할 것 같았다. 
 
 (아이가 더 편안해하고 찾는 것이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주는 대로 그냥 잘 입었다. )
 
 


 


 
Part 2. 노력


 
아이 나름대로 두렵고 친숙해져야 할 것도 생각보다 많았다. 
 

첫째, 유아 변기와 친해지기 


일찍이 유아 변기를 구매하여 동물 인형들도 앉혀보고, 클레이로 만든 응아도 넣어보고, 
블록 같은 것도 색깔똥이라고 넣는 등 놀이로 가까워지도록 노력하였다. 
 
그러나 정작 유아변기를 장난감으로만 인식하고 실제 볼일은 절대 안 보려고 하였다는 것이 함정이었다.

나중엔 다른 유아변기를 사줘서 이건 장난감이 아니라 진짜 변기이고 네가 볼 일을 보는 곳임을 가르쳤다.  


 
둘째, 성인 변기와 친해지기


유아변기와 친해졌다면 성인 변기에서 볼 일을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유아변기의 쉬와 응아를 언제까지 치우기엔 엄마가 번거롭기 때문이다. 
 
또리는 처음에는 성인 변기에 앉는 것을 기겁하고 거부했지만 곧이어 적응했다.
연습하러 가겠다며 앉아서 물을 내린 후 물이 가는 모습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셋째, 외부 화장실과 친해지기


깨끗하고 널찍한 화장실도 있지만 어둡고 좁은 화장실도 있게 마련이다. 게다가 시끄러운 핸드드라이어 소리까지. 
또리는 유독 이런 외부 화장실을 무서워하여 문 앞에서부터 가지 않겠다고 버텼는데 
몇 번 꼬셔서 함께 들어가서 엄마가 쉬야하는 동안에 숫자도 세주고 
변기 물 내리기도 해 보는 등 공간에 친숙함을 느끼게끔 노력하였다. 
 

 
넷째, 팬티와 친해지기 


팬티와 친해지는 법은 비교적 쉬웠다.

팬티를 입는 책을 읽은 후에 또리도 팬티 입어볼래? 하고 사놓은 팬티를 보여주며 고르라고 했다.
흰색 기저귀만 보다가 공룡무늬, 줄무늬, 자동차무늬 등이 그려진 팬티를 보니 단번에 입겠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소변이 마려우면 기저귀 입혀달라고 했던 것이 함정이었다.

나중에는 기저귀를 갈아입을 때 팬티 입을래? 기저귀 입을래? 하고 선택권을 줌으로써 팬티를 한 번이라도 더 입혔다. 
 

 

(좌: 스텝앤포티 범보의자, 우: 아이팜 이지두잉)

 
 
 
 
Part 3. 계기


 
1. 어느 정도 큰 아이라면 그동안 입어왔던 기저귀를 왜 떼야하는지에 대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계기를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환경의 변화를 주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인 것 같다. 

예를 들어 여행을 갔는데 기저귀를 안 가져왔다고 말하는 것이다. (어떡하지 또리야? 엄마가 기저귀를 안 가져왔어!)
그러면 아이도 어쩔 수 없지만 기저귀가 없는 새로운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려 노력한다. 
 

2. 어린이집 형님반에 가기 전, 이제 형님이 되었으니 기저귀를 떼 보자고 말하는 것도 도움이 되었다. 
아이들은 형님이 되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는 것 같다. 부끄럽지 않은 형님이 되기 위하여 애를 쓴다. 
 

3. 어느 순간 엄마, 아빠처럼 되고 싶다고 말한다. 또리도 아빠처럼 회사에 가고 싶다고 해서 
회사는 팬티를 입는 사람들만 가는 사람들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리고 "팬티를 입으려면 변기에서 쉬야를 해야 해.  또리도 변기에서 쉬하는 연습 하면 잘할 수 있을 거야."
라고 북돋아주니 당장 기저귀를 떼겠다며 변기에 가서 연습했다. 
 

4. 밤에 자기 전에 기저귀 안 입겠다고 발가벗고 도망 다니길래 기저귀 입기 싫어? 물으니 싫다고 대답했다.  
그럼 내일부터 기저귀랑 헤어지는 연습 해보자고 하니 네.. 하고 대답했다.  
함께 기저귀야 안녕~ 그동안 고마웠어~ 하고 인사를 해보았다. 

그다음부터는 종종 생각이 나는지 놀다가도 기저귀한테 작별을 고하는 말을 했었다. 

 
 

두리 무소음 유아변기 커버 설치
 

 
 



Part 4. 연습


 
비록 몸은 준비가 되었을지 몰라도 아이의 마음이 준비가 안 되는 것 같았다. 
책을 보고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고, 관련 주제로 숱하게 놀이도 하였지만 쉽지 않나 보다. 

평생을 기저귀를 차고 있었는데 그걸 벗고 대소변을 보라니.... 허전하고 낯설며 두려운 감정도 이해한다. 
때문에 내 마음이 약해져서 중간에 멈추고, 또 멈추어 세 돌이 지나서야 마음 단단히 먹고 본격적으로 배변훈련을 시작했다.  
 

첫날엔 아이가 잘 따라주는 것 같더니, 엄마 왜 쉬가 안 나오지요? 하면서 갑자기 목놓아 우는 일도 있었다. 
자기 마음대로 쉬이 나오지 않는 소변에 속이 많이 상했나 보다. 
평소 잘 울지 않는 아이라 당황스러웠고, 생각보다 많이 힘든가 보다 싶어서 다독여주었다. 

 

엄마, 왜 쉬가 안 나오지요? 

 


 

"며칠 만에 기저귀를 뗐다" "몇 개월에 기저귀를 뗐다"

흔히 하는 이 말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굳이 며칠 만이라고 따지자면 또리의 경우 본격적인 시도 3일째에 변기에 소변 대변보기를 하루 만에 다 성공하였으나 
그게 과연 어디 3일 만에 이루어진 일이겠는가. 나의 물밑 작업은 꾸준히 있어왔다.
 
 
몇 개월에 떼고 안 떼고는 중요치 않다. 
분유 130ml를 먹었는지 180ml를 먹었는지 염려하던 시절이 의미 없는 것처럼  
아이는 변화가 없는 것 같아도 조금씩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 그래도 만 3세를 넘기지 않는 것을 권해요.
부끄러움, 수치심 같은 감정이 생긴 후에 배변교육을 하니 더 어려워지더라고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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