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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엄마의 보통날

육아맘의 하루를 수월하게 해주는 것들

by 또리맘님_ 2020.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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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예쁘지. 근데 비싸. 너~~어무 비싸."

아기를 키우는데 엄마의 희생이 그만큼 크다는 뜻으로 제 친구가 한 말이에요. ㅎㅎ 

 

아기가 생기고 저의 첫번째 희생은 TV를 못 본다는 것이었어요. 

신생아 때는 아기가 소음으로 느낀다고 해서 보지 않았고,

조금 커서는 상호작용이 안되기 때문에 정서적 발달에 좋지 않다고 해서 보지 않고 있구요. 

티비소리도 없는 적막한 집에서 아기와 저 둘이 엎치락 뒷치락 하는 동안, 

제 육아를 조금 수월하게 해 주는 것들이 어떤 것이 있는지, 공유하고 싶어 글을 써봐요.


1. 잠자기 전에 다음날 먹을 걸 미리 준비해둬요.

먹는거 젤로 중요해요. 내가 밥먹고 힘을 내야 아프지 않고 아기를 볼 수 있잖아요.

그런데 내가 한 밥을 내가 차려 먹는 것도 입맛이 안 생기거니와, 나 먹으려고 정성껏 차릴 여유도 없어서요. 

저번에 한 번은 냉장고에 있는거 데우지도 않고 햇반이랑 대충대충 차려먹다가 체해서 혼났어요.

게다가 아기 이유식 챙겨먹이고 같이 놀아주다보면 자연스럽게 제 식사는 뒤로 밀려나기 일수라서,

간단히 먹을것, 커피 한잔과 함께 할 디저트, 과일 등은 미리 챙겨놓는답니다. 

그렇다고 거창한건 아니고 김밥이나 밑반찬 사두고 바로 꺼내 먹을 수 있게 조금 소분해둔다거나, 

포도 한 송이 씼어두는 정도에요. 

 

2. 음악, 팟캐스트와 하는 하루

저희 집은 인공지능 스피커 클로바가 있는데요, "잔잔한 재즈 틀어줘." "신나는 음악 틀어줘." 하면  

지니뮤직에서 알아서 재생해주더라구요. 가끔 신나는 음악에 첫 마디 부터 빵!하고 내지르는 트로트를 틀어주면 

의외의 선곡에 신이나서 빨래를 개고는 하네요. 

팟캐스트도 가끔 듣는데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 제일 좋아해요. 입담이 너무 웃겨서요. 기분이 좋아져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시사 뉴스를 듣고 싶으면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을 들어요. 

MBCmini 라디오앱에서 팟캐스트 누르면 찾을 수 있어요. 

 

3.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는 잠깐의 여유시간 

아기랑 있을 때는 제가 집중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더라구요.

조금만 신경이 다른데 가있다 하면 옆에 꼭 붙어서 칭얼칭얼 대니까 

불려가기가 일수기도 하고, 또 혼자 노는거 보면 마음이 괜시리 미안해져서요. 

그래서 아기 낮잠시간이 저의 황금같은 시간인데 그 동안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해요.

따듯하고 좋은 향이 나는 커피를 한모금 내려 마시고 쉼표의 시간을 갖고요,

티비화면에 유튜브 미러링해놓고 요가하며 아기 안고 내리느라 굳은 몸을 릴렉싱 하기도 해요.

밀리의 서재를 정기구독하고 있는데 잠시 틈내서 읽을 만한 책들 없는지 둘러보기도 하고요

이렇게 읽은 책 중 맘에 드는 책은 제 블로그 '엄마의 서재' 카테고리에 소개도 하고 리뷰도 써요.

짬내 하는 것들이라 많이 하진 못하지만 그 시간들이 모여 저를 만들어 준다고 믿어요. 

 

 4. 육아동지들 

제가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아는 육아 선배 친구, 

비슷한 월령대의 아기를 키워서 서로 어떤지 빤히 아는 지인들,

그리고 블로그 육아 동지님들까지 서로 아자아자! 아리아리! 오늘도 힘내라 응원하면

내가 혼자는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힘이 생겨요^^

또 힘들면 언제든 이야기하라고 말씀해주시는 친정엄마는 언제든 쉬러 갈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주구요.  

 

 

저희 집에서는 암묵적으로 젖병은 남편이 씻는 일로 되어있는데, 거실에 누워서 쉬고있더니 금새 코를 골고 잠이든거에요. 

에혀, 남편도 불쌍하구나 하고 제가 젖병을 씻고 잤더니 고맙다고 하네요. 

이렇게 육아를 온전히 아내의 일로 생각하지 않고 오늘도 힘들었지? 고생했어. 내가 할게하고 알아주는 남편의 힘이 정말 커요.

그리고 내가 가치있는 사람이라고 믿게 해줘요. 

남편에게 집에서 애볼래 밖에서 일할래? 하니까 둘 다 하기 싫다네요ㅋㅋ

저는 밖에서 돈 버는게 차라리 쉬웠던 것 같아요.

육아는 어렵네요. 정답도 없고, 내 시간도 없고, 내 발전도 없고, 끝도 안 보이고 말이에요. 

 

5. 울 아가의 미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시간들을 수월하게 해 주는건 바로바로 

엄마 옆에서 뒹굴고 엄마 까꿍 한마디에 꺄르르 넘어가는 울 아가의 미소이지요.

제가 언제 누군가에게 이렇게 사랑받아 보겠어요?  

엄마만 보는 엄마바라기 아기에게, 눈 감았다 뜨면 제 품에서 벗어 날 준비를 할 우리 아기에게

더 많은 사랑을 주고 싶어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의 시처럼

아기가 제 아이로 태어났을 때 저에게 꽃처럼 의미있는 사람이 되었어요.  

육아 전쟁이라고도 불리는 이 전쟁터같은 꽃밭에서 오늘도 다들 잘 살아남으시길 바래요.^^ 

모두 오늘 육아도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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