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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에세이#19) 새 해 계획 연말에 가까워지며 심한 감기에 걸려서 골골거렸다. 작년 3월에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기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시간을 죽여보기로 했다. 아이 등원 후에 다 놓고 누워만 있는 게 내 야심 찬 계획이었다. 처음엔 아이 등원시키고 난 후부터 하원시키기 전까지 죽은 듯이 잠만 잤다. 둘째 날엔 그 시간이 줄었고 셋째 날에는 그 시간이 더 줄었다. 다 놓고 있으니 몸이 알아서 회복을 하는 기간이었다. 이렇게 호사로울 수 있다니, 왜 이제야 게으름이 주는 즐거움을 알았을까? 바쁘기는 쉽지만 안 바쁘기는 어렵다. 일상을 빼곡히 채워 넣다 보면 어느새 주객이 전도되어 내가 짜놓은 스케줄에 내가 끌려다니게 되는 불상사가 생긴다. PT만 해도 그렇다. 50회를 끊어 되도록 빠지는 일 없이 꾸준히 한 덕에 내 근력은 좋아졌지만.. 2023. 1. 1.
(육아에세이#18) 안녕 내 핫팩 아이 돌과 두 돌 무렵 겨울은 참으로 따땄했다. 자그마한 아이가 뒹굴뒹굴 내 품안에서 놀 때는 꼭 추운 날의 핫팩처럼 껴안고 있으면 얼마나 따뜻한지 모른다. 그렇게 잠옷 바람으로 아이랑 하루종일 누워있을 때가 참 행복했다. 그런데 세 돌이 가까워지는 올 겨울은 조금 다르다. 아이가 훌쩍 커서 품안에서 놀질 않아 체온을 느낄 새가 거의 없다. 팔베개를 하고 있으면 깃털같이 가벼워서 무게가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는데 요즘은 머리 무게만 해도 묵직해서 내 배를 타고 올라오면 헉하는 소리가 절로 난다. 아이의 곁에 있노라니 아이의 성장을 매일같이 느낀다. 양말을 신기는데 어랏, 어제보다 발가락이 길어졌네? 어린이집 등원하며 종알종알 말하는데 어랏, 어제보다 생각이 자랐네? 아이가 크는 속도는 생각보다 빨라서 주말.. 2022. 12. 17.
(육아에세이#17) 언제나 기다릴게 아빠와 함께 슈퍼마켓을 가기로 하고 현관문 앞에 서서 엄마와 인사까지 했으면서 현관문이 닫히니 현실이 보이는지 금방 문을 열어 달라 엄마를 찾아요. "경찰차 고치게 건전지 사와. 심부름 잘하고 와. 엄마는 기다릴게." 엄마와 함께 하고픈 마음 한 움큼을 집어삼키고 씩씩하게 뒤돌아서 가는 또리를 보며.... 기특해라 우리 아기. 많이도 자랐네. 블록 장난감으로 길을 만들어 그 위를 올라가 걸으며 하는 말, "길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엄마가 있지." 길의 끝에는 엄마가 기다린다 잘 놀다가도 "엄마 이것 보세요." 하고 한달음에 달려와서 놀이한 것을 보여줘요. 엄마 이리 와 보세요, 해서 안 가면 올 때까지 "이리 오세요. 이리 오세요." 귀찮지만 안 갈 수는 없어요. 가보면 나름 귀엽게 만들어 놓은 것이.. 2022. 11. 12.
독서모임 가을소풍과 북토크 도서 목록 작년 10월, 그러니까 아이가 두 돌이 되기 몇 개월 전에 동네 엄마들을 모아 영어그림책 모임을 만들었어요. 영어그림책이 뭐냐면, 그러니까 어. 영어원서로 된 그림책인데. 아이들 읽는 책 맞아요. 그런데 어른들이 읽어도 재밌어요. 때로는 두껍고 장황한 어른 책보다 짧막하지만 임팩트있는 그림책 한 권이 더 큰 울림을 줄 때가 있어요. 아이 키우느라 정신없고 바빴지만 더 많은 책이 궁금했고, 더 많은 책을 읽어보고 싶지만 제 몸뚱이는 하나라서 집단지능을 사용하면 간접적으로나마 다양한 책을 파악할 수 있겠다는 잔꾀 조금, 함께 육아하는 엄마들과 책 관련 정보공유를 하고자 하는 마음,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 보면서 힐링하고 싶은 마음, 아이와 함께 책읽는 시간을 만들 수 있다는 마음 이렇게 다양한 생각으로 실험적.. 2022. 10. 18.
(육아에세이 #16) 엄마는 사랑 유모차 속 갓난아기가 고개를 못 가누고 옆으로 고꾸라져있다. 뒤에 서 있는 아기 엄마는 알 턱이 없지. 안타까움으로 아이를 쳐다보고 있는데, 이때 지나가시던 아주머니 한 분께서 순식간에 아기 엄마에게 한마디를 던지고 대답도 듣기 전에 쏜살같이 사라지셨다. 일명 '치고 빠지기' 상대가 참견이라 느끼기 전에 시야에서 휘리릭 사라져 버림으로써 아기 엄마의 언짢을 수 있을 감정을 원천 차단함과 동시에 자신의 의견은 확실히 전달하는 한국 할줌마들의 대화 기술이다. 아 너무 귀여우셔. 나는 이런 할줌마들의 오지랖이 참 좋다. 그러나 친정엄마의 잔소리는 왜 이리 듣기 싫은걸까? 아기 하원시키고 바깥나들이 간다고 말씀드리니 집에 있지 애 피곤하게 밖으로 끌고 다닌다며 아이가 바깥활동을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 딸의 .. 2022. 9. 3.
(육아에세이 #15) 생선 대가리만 먹을 운명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 내 생각보다 너무나 작아서 반가움보다는 두려움이 앞섰다. 내가 머릿속에 그리던 아기는 신생아가 아닌 영아였고 사진에서 봤던 아기들의 모습은 실제보다 훨씬 크게 보였기 때문에 그때 나는 태어나서 한 번도 신생아를 만난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발바닥은 내 새끼손락만하고 머리는 내 주먹만하며 키가 내 팔뚝만 한 생명체를 안는다는 것은 사람이 아닌 생명체, 가령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동물을 안는 부들부들 스물스물한 이상한 느낌이었다. 윽. (지금은 강아지 고양이와 한 공간에 있을 수 있다. 다소 긴장되긴 해도.) 그렇다 보니 아기를 만지면 닳아서 점점 사라질 것 같아서 만지지도 못하고 안으면 부스러 질 것 같아서 만지는 것도 무섭고 50일 때 까지는 어찌어찌 도우미 이모님이 키워주.. 2022. 8. 19.
육아 교육 블로그, 일 방문수 1000을 넘긴 기념으로 쓰는 글 아무것도 안 한 것이 아니다. 아이 등원을 시키고 집에 오니 고작 10분 사이에 땀이 뻘뻘. 빙글빙글 돌아가는 실링팬을 멍하니 쳐다보며 한 숨 돌리니 금방 헤어샵 예약시간. 암 것도 안했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나 생각해보니 아무것도 안한 것은 아니다. 영화 반 편을 봤고, 채널을 돌리다 본 양념 한우 8팩이 맛있어보여 샀고, (CEO가 나와서 양념을 생으로 들이 마시는 모습에 안 살수가 없었다.) 어질러진 거실을 찬찬히 정리하고 먼지털이로 가구 위와 식탁등과 창문을 청소했고, 트윈워시 먼지통까지 깨끗하게 비우기 완료, 아참, 더러워진 쓰레기통 내부 뚜껑도 세척 완료. 아이를 낳고 나는 멈춰 있는 것 같지만 생각해보니 아무것도 안한 것은 아니다. 이따금 했던 경제공부와 함께 미국 주식을 야금야금 산 .. 2022. 8. 18.
(육아에세이 #14) 힘 빼는 육아 20년을 함께한 것 같은 느낌인데 이제 고작 2년 하고도 절반을 함께 살았다니. 아이를 키운 그 동안은 하루하루를 배우고 헤쳐나가는 기분으로 살았다. 게임 퀘스트를 도장깨기 하는 것처럼 수유가 끝나면, 이유식이, 이유식이 끝나면 유아식이 기저귀 단계 신경쓰고 젖병 단계 신경 쓰고, 각종 필수 접종에 검진에 수시로 오는 감기에 장염에 병원을 들락거리고 있고, 아직도 빠른지 느린지 모자란지 잘 크고는 있는 건지 내가 잘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아리송한 채로 아이 한 명 키우는 것도 온 신경이 쓰이는데 그 와중에 둘째, 셋째 순풍순풍 낳는 사람들을 보면 신기하고 경외스럽기까지 하다. 둘째 계획의 여부를 묻는 질문들에는 난 못해 못해, 딱 잘라 손사래를 친다. 나의 육아에 이름을 붙이자면 '전투 육아'. 아이를 .. 2022. 8. 13.
코로나 후유증 증상과 해결 방안 ► 관련글 2022.03.19 - [육아/엄마의 보통날] - 3차 접종 3일 후 오미크론 걸린 아기엄마 생생경험 (증상, 대처, 난관, 극복) 빨리 낫기보다 깨끗이 나아야 한다! 가만히 앉아서 낫기를 기다리지 말고 나으려는 노력을 해라! - 정 00님 (친정엄마) 말씀 코로나 증상 인후통이 있어서 싸한 느낌에 다음날 아침 코로나 자가진단을 한 결과 두 줄이 떴어요. 이튿날 목이 많이 건조하다는 느낌과 함께 목소리가 전혀 나오지를 않았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점차 증상은 좋아졌기에 이제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 목이 간질간질하면서 목감기 증세가 보였어요. > 기침이 시작되었고 코가 뒤로 넘어가고 미열이 있었어요. > 피로감에 온 몸이 무거웠어요. > 약은 먹었지만 가래가 생기고 점차 .. 2022. 8. 4.